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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버텼는데 왜 불안할까? 연준 금리 인상 후 미국 증시 읽는 법

전문가칼럼

주가는 버텼는데 왜 불안할까? 연준 금리 인상 후 미국 증시 읽는 법

9월 미국 주식시장 성적표만 놓고 보면 별일 없던 한 달이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은 한 달 동안 0.45% 내리는 데 그쳤고,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종합지수는 오히려 1.86% 올랐다. 그런데 전통 대형주 30개로 이뤄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29%나 떨어졌다. 같은 시장 안에서도 업종과 종목에 따라 희비가 뚜렷하게 갈린 것이다. 주가 흐름과 기업 실적, 경제 지표를 두루 살펴보면 아직은 긍정적인 신호가 더 많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로는 좋은 신호와 나쁜 신호가 점점 엇갈리고 있다.
주가는 버텼는데 왜 불안할까? 연준 금리 인상 후 미국 증시 읽는 법
9월 시장에서 달라진 점을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본다.

첫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다시 올렸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는 시중 대출 이자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도 대체로 따라 오른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물가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기름값이 크게 올랐다. 10월 1일 기준 미국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비싸다. 기름값 부담은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 파는 단계의 물가를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월에 1년 전보다 5.4% 올랐다. 기업의 비용이 오르면 시간이 지나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기 쉽다. 연준 회의 참석자들이 각자 예상하는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공개하는 ‘점도표’를 보면, 18명 중 16명이 연말 전에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둘째, 돈을 오래 빌리는 비용도 크게 뛰었다.
미국 정부가 10년 동안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율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월 들어 5.29%까지 올라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이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국채 금리가 오르면 집을 사려는 사람의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지고, 주택 시장이 얼어붙기 쉽다. 이미 채권을 갖고 있는 투자자에게도 부담이다. 새로 나오는 채권의 이자가 높아지면 이자가 낮은 기존 채권은 인기가 떨어져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채권시장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지수는 9월 한 달 동안 2.61%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과 은도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금·은 상장지수펀드(ETF)는 9월에 각각 6.75%, 9.35% 하락했다.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이렇게 높은 금리가 오래 이어지면 경제 전체에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셋째, 주가를 끌어올린 종목이 소수에 몰렸다.
메타(Meta), AMD, 인텔(Intel) 같은 대형 기술주는 9월 한 달 동안 각각 20% 넘게 올랐다. 하지만 S&P 500에 속한 종목 가운데 최근 평균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의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 몇몇 스타 선수가 팀 점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 선수들은 힘이 빠진 모습과 비슷하다. 지수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데에는 이들 몇몇 종목의 힘이 컸다. 투자자들의 불안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인 풋옵션을 사려는 수요가 늘었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돈을 빌릴 때 더 얹어 내야 하는 이자인 하이일드 스프레드도 커졌다. 그렇다고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이 1년 전보다 29.1% 늘 것으로 예상하고, 11개 업종 모두 이익이 늘 것으로 본다. 다만 기대가 클수록 실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주가가 받는 충격도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 미국 주식시장은 8월 초 이후 대체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많이 오른 만큼, 3분기 실적 발표와 물가 흐름, 연준의 결정,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거치면서 연말 전에 잠시 쉬어 가는 장이 나타나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주식을 더 사거나 팔라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수 숫자 하나에 흔들리기보다 그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주식과 채권 모두 언제든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점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독자가 스스로 점검해 볼 질문은 두 가지다. 내 투자 수익이 몇몇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금리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문다면, 내 대출 이자와 채권 투자, 집 마련 계획이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면 당장의 시장 흐름만 봐서는 부족하다. 은퇴 시점, 자녀 교육, 노후 생활비처럼 장기적인 재정 목표와 계획이 먼저 서 있어야, 지금 같은 시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가 보인다. 이런 계획은 물론 스스로 세울 수도 있다. 다만 경험이나 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재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전체 그림을 함께 그려 보는 편이 좋다.
최종수정: 2026/10/15 01:33:07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