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 금리가 주가를 흔든다
9월 FOMC를 앞둔 미국 증시, 투자자가 확인할 두 가지
8월 미국 증시는 강했다.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 기준으로 S&P 500은 2.72%, 나스닥 종합지수는 3.9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7% 올랐다. S&P 500은 2021년 이후 가장 좋은 8월을 보냈다. 그런데 9월 둘째 주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8일부터 11일까지 S&P 500은 0.8%, 다우는 1.6%, 나스닥은 0.7% 내렸다. 시장이 다시 따져보기 시작한 것은 기업 이익이 아니라 금리였다.
연준은 6월부터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신호를 내비쳤다. 당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연말까지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연말 정책금리 전망의 중간값도 현 수준과 한 차례 인상 사이에 놓였다. 점도표는 위원들이 적절하다고 보는 금리 수준을 각자 점으로 찍어 모은 자료다. 그런데도 시장은 한동안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았다.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동결 확률은 잭슨홀 회의 직전 64.6%였다.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8월 28일 잭슨홀이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안정 목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상승률은 12개월 기준 3.7%,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4.1%로 오히려 더 높다. 워시 의장은 여름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기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고용도 연준의 선택지를 넓혔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일자리는 16만2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4.1%로 변함이 없었다.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금리를 올려도 경기가 버틸 수 있다는 쪽에 힘이 실렸다. 8월 소비자물가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4% 올랐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2.4% 상승했다. 연간 수치만 보면 진정되는 듯하지만, 근원 물가는 8월 한 달에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이 속도가 이어지면 연율은 3%대 중후반이다. 에너지 가격이 1년 새 16.3% 오른 점도 부담이다.
이 지표들이 금리 인상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물시장은 빠르게 움직였다. 9월 11일 기준으로 시장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약 85%로 반영했다. 연준은 2023년 이후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 인상한다면 약 3년 만의 첫 인상이자 5월 취임한 워시 의장 체제의 첫 금리 결정이 된다. 시장이 묻는 것은 인상 폭보다도, 동결 기조가 끝나는지다.
기업 실적은 이 불안과 다른 표정을 보인다. 팩트셋 집계에서 S&P 500의 2분기 이익 증가율은 8월 말 기준 52.0%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이 숫자에는 알파벳과 아마존이 보유 지분의 평가이익으로 거둔 대규모 비영업 이익이 포함돼 있다. 두 회사를 빼면 33.8%로, 여전히 견조하지만 지수 전체의 숫자를 그대로 본업의 호조로 읽기는 어렵다. 한편 시장 내부에서는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상승 종목 수와 단기 주가 흐름은 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가가 내릴 때 이익을 보는 풋옵션 거래와 기관 선물 포지션도 경계심이 커졌음을 보여 준다.
실적과 시장 내부 지표 가운데 하나만 맞는 것은 아니다. 실적은 이미 지나간 결과이고, 시장 내부 지표는 앞으로 그 이익에 어떤 값을 매길지를 먼저 반영한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이익이 당장 줄지 않더라도 주가에는 부담이 된다. 주식은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가격을 정하는데, 금리가 그 할인율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같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투자자가 매기는 주가수익비율은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
8월 말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9.6배였다. 5년 평균 19.9배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 19.0배보다는 높다. 평균만으로 지금 주가가 싸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그 평균이 만들어진 기간의 금리가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성장 기대와 함께 오를 때는 주가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재정적자와 대규모 국채 발행이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국면이다. 국채 물량이 늘면 그것을 소화하려고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해진다.
그래서 지수의 방향만으로 시장의 체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가총액이 큰 몇 종목이 오르면 지수는 견조해 보이지만, 오르는 종목의 수는 줄어든다. 이런 국면에서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기업, 이자 부담이 큰 가계, 상업용 부동산 같은 금리 민감 자산에 차례로 압력을 준다. 반대로 장기 금리가 안정되면 주가가 높게 매겨진 기업도 숨을 돌릴 수 있다. 연준의 이번 한 번의 결정보다 그 뒤 장기 금리가 어디에서 자리를 잡는지가 더 중요한 이유다.
이번 주에는 두 가지를 봐야 한다. 첫째는 15~16일 열리는 연준 회의와 새 점도표다. 실제 인상 여부뿐 아니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읽을 단서가 된다. 둘째는 장기 국채 금리다. 장기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에 연동돼, 정책금리보다 먼저 가계와 기업의 비용을 바꾼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다. 채권의 만기가 투자 기간에 맞는지, 주식 수익이 소수 대형주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시점이다. 지금 시장의 질문은 실적이 좋은가가 아니라,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의 금리를 전제로 형성됐는가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필자 개인의 견해다. 특정 종목의 매매 권유가 아니고, 개별 독자에게 맞춘 투자 자문도 아니다. 인용한 자료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전망은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다.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8월 28일 잭슨홀이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안정 목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상승률은 12개월 기준 3.7%,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4.1%로 오히려 더 높다. 워시 의장은 여름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기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고용도 연준의 선택지를 넓혔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일자리는 16만2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4.1%로 변함이 없었다.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금리를 올려도 경기가 버틸 수 있다는 쪽에 힘이 실렸다. 8월 소비자물가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4% 올랐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2.4% 상승했다. 연간 수치만 보면 진정되는 듯하지만, 근원 물가는 8월 한 달에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이 속도가 이어지면 연율은 3%대 중후반이다. 에너지 가격이 1년 새 16.3% 오른 점도 부담이다.
이 지표들이 금리 인상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물시장은 빠르게 움직였다. 9월 11일 기준으로 시장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약 85%로 반영했다. 연준은 2023년 이후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 인상한다면 약 3년 만의 첫 인상이자 5월 취임한 워시 의장 체제의 첫 금리 결정이 된다. 시장이 묻는 것은 인상 폭보다도, 동결 기조가 끝나는지다.
기업 실적은 이 불안과 다른 표정을 보인다. 팩트셋 집계에서 S&P 500의 2분기 이익 증가율은 8월 말 기준 52.0%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이 숫자에는 알파벳과 아마존이 보유 지분의 평가이익으로 거둔 대규모 비영업 이익이 포함돼 있다. 두 회사를 빼면 33.8%로, 여전히 견조하지만 지수 전체의 숫자를 그대로 본업의 호조로 읽기는 어렵다. 한편 시장 내부에서는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상승 종목 수와 단기 주가 흐름은 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가가 내릴 때 이익을 보는 풋옵션 거래와 기관 선물 포지션도 경계심이 커졌음을 보여 준다.
실적과 시장 내부 지표 가운데 하나만 맞는 것은 아니다. 실적은 이미 지나간 결과이고, 시장 내부 지표는 앞으로 그 이익에 어떤 값을 매길지를 먼저 반영한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이익이 당장 줄지 않더라도 주가에는 부담이 된다. 주식은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가격을 정하는데, 금리가 그 할인율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같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투자자가 매기는 주가수익비율은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
8월 말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9.6배였다. 5년 평균 19.9배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 19.0배보다는 높다. 평균만으로 지금 주가가 싸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그 평균이 만들어진 기간의 금리가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성장 기대와 함께 오를 때는 주가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재정적자와 대규모 국채 발행이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국면이다. 국채 물량이 늘면 그것을 소화하려고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해진다.
그래서 지수의 방향만으로 시장의 체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가총액이 큰 몇 종목이 오르면 지수는 견조해 보이지만, 오르는 종목의 수는 줄어든다. 이런 국면에서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기업, 이자 부담이 큰 가계, 상업용 부동산 같은 금리 민감 자산에 차례로 압력을 준다. 반대로 장기 금리가 안정되면 주가가 높게 매겨진 기업도 숨을 돌릴 수 있다. 연준의 이번 한 번의 결정보다 그 뒤 장기 금리가 어디에서 자리를 잡는지가 더 중요한 이유다.
이번 주에는 두 가지를 봐야 한다. 첫째는 15~16일 열리는 연준 회의와 새 점도표다. 실제 인상 여부뿐 아니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읽을 단서가 된다. 둘째는 장기 국채 금리다. 장기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에 연동돼, 정책금리보다 먼저 가계와 기업의 비용을 바꾼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다. 채권의 만기가 투자 기간에 맞는지, 주식 수익이 소수 대형주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시점이다. 지금 시장의 질문은 실적이 좋은가가 아니라,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의 금리를 전제로 형성됐는가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필자 개인의 견해다. 특정 종목의 매매 권유가 아니고, 개별 독자에게 맞춘 투자 자문도 아니다. 인용한 자료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전망은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다.
최종수정: 2026/09/16 09:45:05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