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연금 인출 시 절세] 은퇴플랜 제대로 활용하면 최대로 세금 절약
누구나 필요한 혜택을 네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 소득원 기능을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계속 불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은퇴기간 중이라고 해서 쓰기만 하는 것은 아쉽다. 은퇴기간 중에도 계속 투자되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세번째는 보장이다. 적어도 돈이 먼저 소진되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최대한 세금을 덜 내거나 세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때 그 혜택이 배가될 것이다.
은퇴자산에 대한 일반적인 세무
재산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 그 중 은퇴 소득원으로 생각하는 자산은 다시 두 종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IRA나 401(k) 등 소득공제를 하면서 저축, 투자한 자산이 있다. 이를 흔히 ‘qualified’ 자산이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로 세금을 다 내고 남은 돈으로 투자한 자산이 있다. 이를 ‘non-qualified’ 자산이라고 부른다.
소득공제를 이미 받은 은퇴자산은 인출하기 시작하면 전액 보통소득으로 간주된다. 빼는 만큼 소득세를 내야한다는 뜻이다. 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않고 투자한 은퇴자산의 경우는 세무 적용이 조금 다르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금이 있다. 연금에서 인출하면 보통 원금이 아닌 불어난 돈이 먼저 빠져나오는 것으로 간주된다. 수익을 먼저 인출해 사용하는 것이 된다는 뜻이다. 이 역시 보통소득세가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속 인출해 결국 연금에 남은 돈이 원금과 같은 금액이 되거나 그 아래로 떨어지면 그때부터 나오는 돈은 원금으로 간주돼 세금이 붙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연금에 대한 세무는 상황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초기에 인출하는 돈이 모두 보통소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세금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출은 ‘즉시 인출형’ 연금에서 나올 경우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연금을 사용하면 내 돈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된다. 투자를 통해 인출 기간 중이라 해도 꾸준히 자금을 불릴 수 있는 기회 역시 사라진다. ‘즉시 인출형’ 연금이라는 것의 구조가 내용적으로는 내 돈을 맡은 보험사가 일정 부분 이자를 더한 돈을 되돌려 주는 것을 보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쨌든 보장소득을 만드는 것에는 성공하는 방법이지만 자금이 계속 자라나기를 원하는 것에는 부합하지 않는 방식인 셈이다. 대신 세무상으로는 일반적인 연금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
‘즉시 인출형’ 연금은 인출할 때 수익이 먼저 나오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일부는 원금, 일부는 수익으로 간주된다. 들어간 원금과 현재 자라난 금액의 비율에 따라 인출금의 원금 및 수익 비율이 결정된다. 그러니까 인출하는 금액 전체가 보통소득이 되고 소득세를 내야하는 것과 달리 인출금의 일부만 소득으로 잡힌다는 뜻이다. 세무상으로는 당연히 이 방법이 유리하다. 하지만 내 돈에 대한 통제권과 자금증식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맞바꿔야 하는 혜택이다.
부분적 세무와 통제권, 투자회기 모두 유지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는 지속적인 투자와 자금증식 기회를 유지하면서도 ‘즉시 인출형’ 연금과 같이 부분적 세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자금에 대한 통제권도 투자자가 계속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최소한 소득공제를 받지 않는 돈으로 투자하고 저축해온 은퇴자산은 세무상 보다 유리한 방식으로 투자하고 관리하며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연금에 붙는 특약조항을 통해 달성될 수 있지만 이미 시중의 다양한 투자성 연금이나 지수형 연금이 제공하는 평생보장 소득 특약조항(rider)과는 다른 것이다. 이들 특약조항은 투자자가 자기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동시에 자금증식 가능성도 유지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이들 연금의 특약조항을 통해 받게 되는 평생보장 소득 역시 초기에는 모두 수익분으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non-qualified’ 은퇴자산의 취급과 같다. 투자성과 지수형 연금의 차이는 리스크에 있고, 어떤 유형을 선택하는가는 투자자가 시장 리스크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이다.
인출 및 상속계획과 관련된 다양한 추가적 해법
언급한 방식은 세무 효율과 통제권, 지속적인 투자 등 기본적인 혜택이 있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추가적 혜택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재정적 상황과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여러 세대에 걸쳐 소득원을 만들어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연금이지만 연금수령인(annuitant)을 자녀나 손자손녀 등으로 지정함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보장 소득원을 만들어줄 수 있다. 물론, 통제권과 지속적인 자금증식 기능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방식이다.
연금을 증여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금을 증여하면 증여하는 사람에게 그간의 수익이 소득으로 잡히지만 이를 피하면서 증여가 가능한 방법이 있다.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금의 수혜자로 지정할 때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배우자가 아닌 제 3자가 연금을 상속하면 자기 것처럼 유지하고 사용할 수가 없지만 이를 세무 효율적인 방식으로 제 3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할 수 있다. 상속을 위한 다양한 트러스트 기제와도 적절히 활용해 세무 효율을 기할 수 있다.
특수자녀들을 위한 플랜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수자녀를 연금수령인으로 지정하고 특수자녀를 위한 트러스트를 수혜자로 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의 지원혜택을 받기 위한 자격요건이 방해받지 않으면서 연금의 소유주 생전이나 사망 후 계속해서 특수자녀가 연금을 받도록 할 수 있다. 그동안 모아둔 은퇴자산의 규모가 크고 상속계획 등과 연계해 효율적인 분배와 인출계획이 필요하다면 한 번쯤 고려할 만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