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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2주, 시장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

전문가칼럼

중동 분쟁 2주, 시장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

전쟁이 터지면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만, 결국 공포보다 현실과 데이터가 기준이 된다. 2월 28일 시작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운항이 중단되고 국제유가와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S&P 500은 하락하고 VIX는 상승했지만, 장기 전망을 보면 시장은 이번 갈등을 일시적 지정학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위기에서는 균형 잡힌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
중동 분쟁 2주, 시장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
2월 28일 시작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이후 약 2주가 지났다. 이번 군사 작전은 단순한 지역 충돌을 넘어 중동의 정치 질서와 세계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작전 첫날 공습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후 Assembly of Experts는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지도부 교체라는 중대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이란은 보복 작전 인 Operation True Promise IV을 확대하며 중동 전역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작전은 이란의 군사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군 중부사령부 (U.S. CENTCOM)에 따르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은 약 90% 감소했고 드론 공격은 약 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란 해군 함정 30척 이상이 파괴되거나 침몰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공격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분쟁은 쉽게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레바논의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전투에 다시 참여했고, 이란은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을 겨냥한 공격을 시도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의 나흐치반 공항을 공격하면서 갈등의 지리적 범위도 넓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현재 이 지역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는 곧바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긴장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전쟁 직후 급등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장중 12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일부 안정세를 보이며 현재는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지만, 전쟁 이전 가격이 60달러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은 전쟁 이전 대비 약 4~5% 하락했고,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해 Liberation Day tariff shock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항공과 크루즈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반대로 방위산업과 에너지 기업들은 상승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세계 증시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닛케이 지수(Nikkei)는 약 5% 하락했고, 유럽의 닥스(DAX), CAC40, FTSE 등 주요 지수도 2~3% 하락했다. 특히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권이 더 큰 충격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또 하나 주목하는 변수는 물가와 통화정책이다. 전쟁 이전에도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 inflation)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일부 투자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Stagflation Box)이라고 표현한다.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은 Federal Reserve의 정책 결정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금융시장이 장기적인 위기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신호가 2026년 12월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WTI futures) 가격이다. 현재 약 6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는 석유 공급이 정상화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시장은 이번 갈등이 세계 경제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장기 충격이 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완화될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다시 열릴 것인가 하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테헤란의 새로운 지도부가 어떤 정책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다. 강경 노선을 유지할지, 점진적인 개혁으로 방향을 틀지, 혹은 갈등 완화를 선택할지에 따라 중동 정치 질서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따로 있다. 위기의 순간마다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만, 결국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현실과 데이터다. 전쟁과 갈등은 언제든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지만, 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균형을 찾아간다. 그래서 위기의 시기일수록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성급한 대응이 아니라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차분한 판단이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
최종수정: 2026/03/17 02:22:13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