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연금, 하나로 사지 마라 — 401(k)를 네 개의 인컴 어뉴이티로 나누는 이유
은퇴 준비라고 하면 흔히 이런 방식을 떠올린다. 평생 모은 은퇴계좌를 은퇴하는 해에 연금 하나로 바꾸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달 같은 금액을 받는 것이다. 안정적인 방법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같은 금액'에 있다. 물가가 매년 3%씩 오르면 20년 뒤 그 돈의 가치는 절반 남짓으로 줄어든다. 연금은 약속대로 나오는데 생활은 점점 빠듯해진다. 은퇴 설계에서 따져야 할 것은 얼마를 받느냐보다, 받는 돈이 물가를 따라 늘어나느냐다.
실제 설계에서 자주 나오는 경우를 하나의 사례로 재구성해 보자. 60대 중반에 은퇴계좌 잔고가 100만 달러 안팎이고, 70세까지 일한 뒤 은퇴하려는 경우다. 첫 단계는 언제 은퇴하고 매달 얼마가 필요한지를 분명히 정하는 일이다. 이 숫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뒤에 이어지는 계산은 기준을 잃는다.
다음은 소셜연금이다. 이 사례에서는 수령 시점을 70세까지 늦춰 월 4,500달러 안팎을 받게 된다. 62세부터 받을 때보다 월 수령액이 크게 늘어나고, 무엇보다 소셜연금은 해마다 물가에 연동되어 오른다. 은퇴 소득 가운데 물가 상승을 따라 늘어나는 것은 사실상 소셜연금뿐이다. 그래서 설계는 소셜연금을 최대한 늘려 놓은 뒤 모자라는 부분을 계산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모자라는 금액을 연도별로 계산해 보면 이 설계의 핵심이 드러난다. 생활비에는 물가 상승률 3%를 복리로 적용하고, 금액은 세전 기준으로 환산했다. 은퇴계좌에서 꺼내는 돈은 전액 과세 대상이어서, 실제로 쓸 금액만 계산하면 꺼내야 할 돈을 해마다 적게 잡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산한 부족액은 70세에 연 3만7천 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이 금액은 해마다 커진다. 80세에는 5만4천 달러, 90세에는 7만8천 달러로 늘어나 20년 만에 두 배를 넘는다. 첫해 부족액만 보고 연금을 고르면 처음에는 맞아도 해가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
그래서 은퇴계좌의 절반가량을 연금 하나에 몰아넣지 않고 네 개로 나눈다. 두 개는 70세부터, 하나는 73세부터, 나머지 하나는 76세부터 지급이 시작되도록 개시 시점을 계단식으로 나눈다. 사다리처럼 단계를 둔다고 해서 이를 '래더링'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지급을 늦출수록 연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지수 수익률을 연 6%로 가정하면, 8만 달러대를 넣고 6년을 기다려 76세부터 받는 연금이 14만 달러대를 넣고 70세부터 바로 받는 연금보다 90세에 더 많이 지급된다. 넣은 돈은 60% 정도인데 나중에 받는 금액은 더 많은 셈이다. 나중에 커지는 부족액을 나중에 지급이 시작되는 연금으로 메우는 것, 이것이 래더링의 원리다. 네 연금을 합치면 70세부터 95세까지 받는 총액은 보장 금액만으로 계산해도 120만 달러, 지수 수익률을 연 6%로 가정하면 200만 달러 수준이다. 처음 넣은 돈은 50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상품을 고르는 기준도 여기서 달라진다. 연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평생 같은 금액을 받는 확정형으로, 처음부터 지급액이 큰 대신 평생 변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지수 실적에 따라 해마다 오를 수 있는 지수연동형으로, 처음 지급액은 작지만 한 번 오른 금액은 다시 내려가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는 확정형 하나가 70세 첫해 부족액의 상당 부분을 메우고, 지수연동형 셋이 해가 갈수록 커지는 부족분을 맡는다. 확정형만 쓰면 20년 뒤 소득이 크게 모자라고, 지수연동형만 쓰면 초반이 비기 때문에 둘을 섞는다. 다만 지수연동형의 인상분은 예상치일 뿐 보장된 금액이 아니다. 지수가 오르지 않는 해에는 인상도 없고, 계약상 보장되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보장 금액만 받는 최악의 경우에도 버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는 보장 금액만 받을 경우 77세 무렵부터 소득이 부족액에 못 미치기 시작해, 90세에는 한 해 2만8천 달러가량이 모자란다. 그래서 은퇴계좌를 전부 연금에 넣지 않는다. 연금은 해지 수수료가 붙는 기간이 7년에서 10년에 이르러 중도에 해지하면 손실이 크다. 30만 달러가량은 계좌에 그대로 두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하고, 최악의 경우 이 돈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운다. 연금에 넣지 않은 돈도 설계의 일부인 셈이다.
결국 이 설계에서 전문가가 하는 일은 좋은 상품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몇 개로 나눌지, 각각 몇 년을 기다릴지, 몇 살부터 받을지, 확정형과 지수연동형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가능한 조합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 조합을 연도별 부족액에 맞춰 하나하나 계산하는 것이 설계의 실제 작업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해 볼 만하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 생활비는 세후 기준인가, 세전 기준인가. 그리고 지금 준비한 은퇴 소득은 20년 뒤에도 지금만큼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
다음은 소셜연금이다. 이 사례에서는 수령 시점을 70세까지 늦춰 월 4,500달러 안팎을 받게 된다. 62세부터 받을 때보다 월 수령액이 크게 늘어나고, 무엇보다 소셜연금은 해마다 물가에 연동되어 오른다. 은퇴 소득 가운데 물가 상승을 따라 늘어나는 것은 사실상 소셜연금뿐이다. 그래서 설계는 소셜연금을 최대한 늘려 놓은 뒤 모자라는 부분을 계산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모자라는 금액을 연도별로 계산해 보면 이 설계의 핵심이 드러난다. 생활비에는 물가 상승률 3%를 복리로 적용하고, 금액은 세전 기준으로 환산했다. 은퇴계좌에서 꺼내는 돈은 전액 과세 대상이어서, 실제로 쓸 금액만 계산하면 꺼내야 할 돈을 해마다 적게 잡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산한 부족액은 70세에 연 3만7천 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이 금액은 해마다 커진다. 80세에는 5만4천 달러, 90세에는 7만8천 달러로 늘어나 20년 만에 두 배를 넘는다. 첫해 부족액만 보고 연금을 고르면 처음에는 맞아도 해가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
그래서 은퇴계좌의 절반가량을 연금 하나에 몰아넣지 않고 네 개로 나눈다. 두 개는 70세부터, 하나는 73세부터, 나머지 하나는 76세부터 지급이 시작되도록 개시 시점을 계단식으로 나눈다. 사다리처럼 단계를 둔다고 해서 이를 '래더링'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지급을 늦출수록 연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지수 수익률을 연 6%로 가정하면, 8만 달러대를 넣고 6년을 기다려 76세부터 받는 연금이 14만 달러대를 넣고 70세부터 바로 받는 연금보다 90세에 더 많이 지급된다. 넣은 돈은 60% 정도인데 나중에 받는 금액은 더 많은 셈이다. 나중에 커지는 부족액을 나중에 지급이 시작되는 연금으로 메우는 것, 이것이 래더링의 원리다. 네 연금을 합치면 70세부터 95세까지 받는 총액은 보장 금액만으로 계산해도 120만 달러, 지수 수익률을 연 6%로 가정하면 200만 달러 수준이다. 처음 넣은 돈은 50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상품을 고르는 기준도 여기서 달라진다. 연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평생 같은 금액을 받는 확정형으로, 처음부터 지급액이 큰 대신 평생 변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지수 실적에 따라 해마다 오를 수 있는 지수연동형으로, 처음 지급액은 작지만 한 번 오른 금액은 다시 내려가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는 확정형 하나가 70세 첫해 부족액의 상당 부분을 메우고, 지수연동형 셋이 해가 갈수록 커지는 부족분을 맡는다. 확정형만 쓰면 20년 뒤 소득이 크게 모자라고, 지수연동형만 쓰면 초반이 비기 때문에 둘을 섞는다. 다만 지수연동형의 인상분은 예상치일 뿐 보장된 금액이 아니다. 지수가 오르지 않는 해에는 인상도 없고, 계약상 보장되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보장 금액만 받는 최악의 경우에도 버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는 보장 금액만 받을 경우 77세 무렵부터 소득이 부족액에 못 미치기 시작해, 90세에는 한 해 2만8천 달러가량이 모자란다. 그래서 은퇴계좌를 전부 연금에 넣지 않는다. 연금은 해지 수수료가 붙는 기간이 7년에서 10년에 이르러 중도에 해지하면 손실이 크다. 30만 달러가량은 계좌에 그대로 두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하고, 최악의 경우 이 돈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운다. 연금에 넣지 않은 돈도 설계의 일부인 셈이다.
결국 이 설계에서 전문가가 하는 일은 좋은 상품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몇 개로 나눌지, 각각 몇 년을 기다릴지, 몇 살부터 받을지, 확정형과 지수연동형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가능한 조합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 조합을 연도별 부족액에 맞춰 하나하나 계산하는 것이 설계의 실제 작업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해 볼 만하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 생활비는 세후 기준인가, 세전 기준인가. 그리고 지금 준비한 은퇴 소득은 20년 뒤에도 지금만큼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
최종수정: 2026/10/01 11:13:23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