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의 기능은 사망 보상을 통한 Protection이 위주였지만, 80년대 이후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여 은퇴 수단으로서의 저축, 살아 생전의 중병질환에 대한 대비, 그리고 나아가 사망보상액의 연금 전환까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명보험은 재정플랜의 시작점이자 가장 보편적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의 요소이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안좋았던 경험이나 인식으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이는 크게 두가지에 기인할수 있는데, 첫째는 가입 당시 본인의 목적이나 성향과 맞지 않게 설계가 되어 잘못 운영되고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보험료는 단지 비용(expense)으로 인식되어 아깝다고 후회하게 된다. 둘째는 설계 당시의 에이전트가 그만 두었거나 관리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이다. 생명보험은 설계단계부터 충분한 안내를 통해 가입한 보험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함께 꾸준한 관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생명보험은 관점에 따라 크게 세가지 방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보험의 기한에 따른 것으로, 기간성(Term)과 종신형(Permanent) 보험으로 구분될 수 있다. 기간성은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적게 드는 대신 정해진 기간이 끝나고 나면 없어진다. 종신형은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원하는 기간만큼 보험을 유지하는 방식인데, 보험료(Premium)중 비용 부분을 제하고 나머지가 저축으로 쌓인다는 의미에서 저축성 생명보험이라고도 불린다. 80년대 이전에는 주로 Term 보험이 생명보험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는데, 이는 'Buy term and invest difference', 즉 '저렴한 Term 보험을 구입하고 나머지 돈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하라'는 개념이 호도되어서 나온 개념이다. 하지만 평균기대수명이 예전과는 다르게 확연하게 늘어난 요즘에는 오히려 평생 보장이 되면서 은퇴 보조수단으로 활용되어지는 종신형 보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둘째는 사용범위에 따른 구분으로 개인용인지, 비즈니스 용도인지로 나뉘어진다. 최근 생명보험의 범위가 개인 차원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차원으로의 활용이 많아지고 있다. 비지니스 파트너 또는 주요 임직원(Key Person)의 사망에 따른 비즈니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 주요 임직원과 직원들의 은퇴플랜의 일환, 그리고 비지니스의 출구전략(Exit Plan)을 위해서도 생명보험이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셋째는 보험의 사용목적에 따른 구분이다. 즉, 생명보험 본연의 기능인 보장 및 상속이 위주인지, 아니면 은퇴 수단을 위해 저축의 목적으로 활용되는지 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생명보험을 통해 돈을 모으는 방식은 은퇴연금의 보조수단은 물론 세금혜택을 받는 방법으로서 매우 적합하다. 만약 저축이 아닌 보장과 상속만에 목적을 둔 것이라면 저축성 보험보다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목적에 충실할 수 있는 Term이나 Guaranteed Universal Life(GUL) 같은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저축성 보험은 크게 Whole Life(WL)와 Universal Life(UL)로 나뉘어지며, 이자(또는 투자수익)의 지급방식에 따라 Universal Life도 크게 전통적 방식의 Universal Life(UL), Variable Universal Life(VUL), Indexed Universal Life(IUL)의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생명보험의 활용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운영방식도 다양화됨에 따라 생명보험 가입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에 맞게 플랜을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Protection 및 상속의 목적만으로 사용할 것이면 굳이 저축성 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경우에는 보험기간과 보험금만 정해지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것이다. 물론 상품에 Living Benefit 같은 추가적인 서비스가 있는 것 또한 필요한 변수일 것이다. 은퇴수단으로서 저축성 보험을 택했다면 보험료가 얼마냐이기 보다는 이 보험을 통해 어느정도를 은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어떤 보험상품은 이자수익이 좋은 반면 비용이 비싸기도 하고, 어떤 상품은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또한 예상 은퇴인컴을 계산해 볼때 어떤 상품이 더 유리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돈은 잘 쌓였는데 막상 은퇴자금으로 사용시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이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이다. 또한 본인의 Risk Tolerance에 대한 태도, 즉 시장변동에 따른 Risk에 대해 conservative한지, aggressive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생명보험은 단순히 가격만을 가지고 우열을 따지는 대립적인 방식이 아니라 목적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별, 나이, 건강, 예산, 보험료 불입기간 등에 따라 사람마다 각각 다른 결과가 나오므로 플랜을 한가지로 표준화시키기는 어렵다. 또한 보험을 투자와 바로 대비시켜서 수익률의 직접 비교를 통한 우열을 가리고자 하는 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보험의 본연의 목적을 무시한 그 출발부터가 잘못된 생각이다. 은행과 주식투자를 비교하여 우열을 가리지 않듯이 보험도 은행 및 주식투자와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금융상품이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재정설계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꼼꼼하게 따지고 상의하여 가장 최적의 플랜을 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본인의 이해와 함께 재정전문가의 능력과 자질 또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