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 연금 선택 기준] 다양한 자산유형 활용…리스크 줄이고 수익 개선
이들 연금은 기본적으로 부분적인 손실을 방어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방어해주는 만큼 수익에 상한선(cap)이 있다. 이제 익숙한 방식이다. 상한선이 있다고 해도 이 상한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리스크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한 효용가치가 있을 수 있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손실 방어와 수익 포텐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아닐 수 있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10% 손실을 방어해주는 옵션을 선택할 경우 S&P 500 기준으로 현재 15~19% 정도로 상한선이 형성돼 있다. 러셀 2000을 사용할 경우는 23~26%가 수익 상한선이다. 나스닥도 18~25% 사이에서 상한선이 형성돼 있다. 1년사이 어느 기간 중 10% 이상 떨어졌다고 해도 내가 들어간 만기일 전까지만 10%이상 빠져있지 않으면 손실은 없다. 대신 시장이 올라가면 상한선이 있다 해도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과 수익성 사이 교환가치가 괜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0% 이상 떨어지면 물론 방어벽 밑으로 추가 하락한만큼은 투자자가 손실을 수용해야 한다. 15%가 떨어지면 5% 손실을 감내하는 식이다.
10% 방어벽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20%~40% 사이에서 방어벽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손실에 대한 방어벽을 더 많이 가져갈 수록 수익 상한선은 낮아진다. 손실 보호를 많이 가져갈 수록 수익 포텐셜도 그에 맞춰 양보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40% 방어벽을 선택하면 수익 상한선이 10% 정도다. 이런 손실 방어 수준과 상한선은 꾸준히 바뀐다. 계속 변화하는 금리환경이나 시장 변동성 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시중의 모든 구조화 연금이 동일한 수준의 손실 방어벽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 100% 방어벽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20% 손실 방어벽이 최대치인 경우도 있다. 수익 포텐셜을 기준으로 선택한다고 할 때 상한선이 높다고 무조건 좋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 자체로는 맞지만 다른 조건들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상한선이 너무 높으면 기본 수수료가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수익 상한선을 볼 때는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수익 상한선도 볼 필요가 있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 상한선을 제공하지만 기존 가입자에게는 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기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방어벽 수준에 따른 수익 상한선과 그 역사적 경험치들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 옵션
구조화 연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지수와 이들 지수를 통해 수익을 결정해주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S&P 500 등 지수가 있고, 원하는 방어벽을 선택하는 것이다. 옵션에 따라 1년, 3년, 5~6년 등 연금에 따라 방어벽이 적용되는 만기가 다르다. 어쨌든 해당 지수가 선택한 기간내 선택한 방어벽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손실은 없다. 시작점보다 만기일에 해당 지수가 올라가 있으면 당연히 정해진 수익 상한선에 따라 수익을 배당받게 된다.
시장의 방향성이 현저하지 않을 경우 혹은 하락할 경우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옵션도 있다. 이 부분이 일반적인 투자방법과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는 선택한 시장지수가 정한 기간내 적어도 마이너스 성장만 하지 않을 경우 수익률이 나오는 방식이다. 연금마다 이 방식을 부르는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제공하는 옵션이다.
이외 선택한 해당 지수가 마이너스가 나도 정한 방어벽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정해진 수익 상한선만큼을 전부 주는 방식도 있다. 비슷하지만 선택한 방어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손실을 똑같은 수준의 수익으로 바꿔주는 방식도 있다. 예를 10% 방어벽을 선택했는 데 만기일에 지수가 9% 하락한 상태라면 이 9%를 수익으로 전환시켜주는 방식이다.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거나 조정 하락이 올 경우 충분히 유리할 수 있는 옵션이다.
이런 방법들은 구조화 연금이 모두 동일하게 제공하지 않는다. 보다 다양한 수익창출 옵션이 있는 것이 그만큼 능동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실제로 역사적 경험치를 생각해보고 어떤 방식이 유리할 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유연성
일반적인 연금의 단점 중 가장 큰 것이 제한적 유동성이다. 하지만 시중의 대부분 구조화 연금은 유동성 제한이 없다. 언제든 해지하고 돈을 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 일정 기간내 해지하면 해지할 당시 금리환경에 따라 인출액이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금리가 가입때보다 올라가 있으면 보통 금액이 감소되고, 가입때보다 금리가 내려가 있으면 금액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이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리스크’로 볼 수도 있다. 이를 리스크로 본다면 가능한 이런 조항이 없는 연금 선택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하나 제한적일 수 있는 부분이 투자옵션을 아무때나 바꿀 수 있는 지 여부이다. 능동적인 자산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요할 수 있다. 선택한 옵션의 만기가 아직 오지 않았어도 언제든 그동안 번 수익을 챙기고 다른 투자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가장 좋다. 이외 인출 시 세무 효율성, 상속 방식 등 다양하고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한 지 여부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론
구조화 연금의 최근 인기에는 역사적 경험치도 한몫 한다. 1980년부터 2023년말까지 경험치를 보면 5년만기 투자옵션을 선택할 경우 방어벽 아래로 손실이 난 경우는 10% 미만이다. 이는 손실 방어벽이 10%일 경우다. 손실 방어벽을 20% 수준으로 늘리면 5년후 마이너스가 날 확률은 1.5%에 불과하다. 손실 방어벽을 20%로 한 1년짜리 옵션의 경우도 같은 기간 중 20%이상 지수가 떨어져 손실이 났던 횟수가 전체의 4.5%로 미미했다. 완전한 손실 봉쇄는 아니지만 20% 손실 방어벽으로도 대부분의 하락장을 피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한 연구 결과에서도 일반적인 투자와 구조화 연금을 함께 쓸 때 리스크/리워드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식과 채권 구조화 연금, 지수형 연금 등 다양한 자산유형을 사용해 포트폴리오 전체의 리스크는 줄이고 충분한 수익성을 기대해보자. 나쁘지 않은 자산운용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