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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구성…자산운용과 암호화폐

전문가칼럼

포트폴리오 구성…자산운용과 암호화폐

암호화폐는 최근 수년 간 각종 매체를 장식해 왔다. 그리고 암호화폐를 둘러싼 소식들은 대체적으로 급등과 급락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다지코인 등 다양한 암호화폐 이름들에 익숙할 것이다. 주변을 보면 개인적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누군가는 지금이라도 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자산운용과 암호화폐
#암호화폐는 포트폴리오 운용자산의 일부가 될 수 있는가? = 우선 암호화폐를 한 개인이 원해서 투자하는 것과 자산운용에 활용될 수 있는 분명한 투자자산의 한 유형으로 인정되고 활용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자산운용 업계는 암호화폐를 온전히 수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어떤 투자자산이 포트폴리오의 구성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을 검토해 봐야 한다.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때 주식, 채권, 현금 자산 등이 활용되는 것은 그들 각자가 서로 다른 분산효과, 역사적 수익률, 리스크 관리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 세 가지 측면에서 그 현주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출발부터 어려운 점이 있다. 가장 먼저 대중적 거래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한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의 대중적 거래 데이터 역사는 사실 5년을 조금 넘겼을 뿐이다. 가장 오래됐지만 여전히 어떤 판단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료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주식형 자산의 벤치마크인 S&P 500의 거래 데이터는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적 데이터를 축적한 자산에 비해 불과 5년 남짓한 데이터 역사를 가진 자산의 효용성을 분석하는 것은 어렵고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분산효과 = 먼저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극단적으로 높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국 주식시장과의 상관성도 현저한 변화를 경험했다. 비트코인의 3개월 변동성의 중간값은 S&P 500의 네 배를 넘는다. 그리고 주식시장과의 상관성은 -37%에서 +54%까지 그 변동폭이 엄청나게 넓다. 어떤 때는 반대로, 어떤 때는 같은 방향으로 큰 폭으로 널뛴다는 의미다.

극히 제한된 데이터이긴 하지만 이 같은 변동성과 상관성을 근거로 암호화폐가 주식, 채권형 자산과 함께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최적화된 비율을 보면 사실상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다. 가장 리스크 레벨이 높은 포트폴리오에서도 암호화폐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매우 비좁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타겟 변동성이 10% 이상인 주식형 70/ 채권형 30 포트폴리오의 경우도 비트코인에 할당될 수 있는 비중은 1~5% 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공격적 성격이 강한 포트폴리오에서조차 5% 이상 비중을 차지할 수 없는 셈이다.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대부분의 여건에서는 사실상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는 근본적으로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의 구성자산으로 비트코인이나 기타 암호화폐가 적절한가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사적 수익률 =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400% 이상 올랐다. 이런 수익률 얘기가 나오면 누구나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그런데 이것은 좋았던 과거의 특정 기간에 해당되는 것이다. 짧은 역사이지만 비트코인은 한 때 300일에 걸쳐 80% 이상이 빠진 적도 있다. 그리고 다시 회복하는데 640일이 걸렸다. 이런 롤러코스터 타기를 즐기고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손실 리스크를 늘리지 않으면서 잠재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암호화폐의 적절한 비중은 있을까? CFA 파운데이션의 한 자료에 따르면 60/40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이 5% 미만일 때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손실 리스크에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5%를 넘기면 수익 포텐셜은 물론 올라가지만 손실 리스크도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결국 투자자별로 원하는 적정 리스크 레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더라도 그 배치비율에 적당한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결론인 셈이다.

#손실 리스크 관리와 결론 = 손실 가능성에 대한 보호장치로서의 암호화폐의 역할은 사실 볼 것이 없다. 이들은 주식형 자산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때도 폭락했다. 2009년 이후 시장하락에 대한 '헤지' 기능은 성공률이 50% 미만이다. 장점으로 거론되는 통제기관이 없다는 특성도 현재로선 단점이다. 시장이 약할 때 연준이 채권을 사던 것처럼 비트코인을 사주진 않을 것이다.

결국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아직 은퇴투자나 교육투자 등 핵심 포트폴리오의 구성부분이 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태동기이고 포트폴리오 내에서 분산효과나 혜택이 없을 뿐 아니라 손실 리스크 관리 기능도 없다. 그래서 아직은 '투기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이 적절하다. 암호화폐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큰 돈을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투자를 생각하고 있거나 원한다면 손실이 나도 상관없는 여유자금으로 원하는 선에서 개인적으로 투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자산 등 장기적인 자금축적 목적이 분명한 포트폴리오라면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최종수정: 2021/09/30 01:36:19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