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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화제 너머를 봐야 하는 이유

전문가칼럼

스페이스X 상장, 화제 너머를 봐야 하는 이유

역대 최대 IPO인데, 정작 살 수 있는 주식은 4%뿐이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나스닥과 러셀은 편입 규정을 새로 썼고, 그 결과 당신의 인덱스 펀드는 당신 대신 이 주식을 사게 된다. 환호와 숫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세 가지를, 휩쓸리기 전에 짚어본다.
스페이스X 상장, 화제 너머를 봐야 하는 이유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최대 75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6월 중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종전 최대였던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90억 달러를 두 배 넘게 웃도는 규모다. 1조 7,50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가치에 더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하겠다는 계획까지 알려지면서 관심이 뜨겁다. 대형 IPO에서 개인 배정이 보통 5~10%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비중이다. 다만 이 글은 스페이스X를 사라거나 팔라는 권유가 아니다. 화제의 크기에 가려지기 쉬운 상장의 구조를 차분히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가 알아두면 좋을 특징을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본다.

첫째, 시장에 실제로 풀리는 주식이 매우 적다. 보통 미국 대형주는 상장할 때 전체 주식의 20% 이상을 시장에 내놓지만, 스페이스X는 4~5%에 그칠 전망이다. 아직 공모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수치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을 '유통 물량'이라 하는데, 적을수록 작은 매매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린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얇은 물량을 상대로 거대한 '의무 매수'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나스닥100과 러셀 같은 주요 지수가 편입 규정까지 고쳐 스페이스X를 빠르게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이 지수들을 추종하는 펀드는 규칙상 해당 주식을 사야 한다. 즉 QQQ나 러셀 추종 펀드를 보유한 사람은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스페이스X를 갖게 된다. 적은 물량에 가격을 따지지 않는 매수가 몰리면, 주가는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수급에 더 좌우될 수 있다.

둘째, 어떤 지수 펀드를 가졌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따라가는 S&P 500은 이번에 '시가총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예외를 두지는 않는다'며 기존 규정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래서 스페이스X는 당장 S&P 500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VOO나 SPY 같은 S&P 500 펀드를 가진 사람은 당분간 스페이스X에 노출되지 않는 반면, 나스닥100이나 러셀을 따르는 펀드를 가진 사람은 노출된다. 같은 '지수 펀드'라도 추종하는 지수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셈이다. 또 하나, 나스닥100과 S&P 500은 이미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에 무게가 쏠려 있다. 여기에 1조 7,500억 달러짜리 종목이 더해지면 쏠림은 더 심해진다. 지수 펀드 하나면 충분히 분산했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몇몇 거대 기업에 자산이 함께 묶이는 구조다.

셋째, 시장에 풀리는 물량과 변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 상장 직후 내부자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장치를 '보호예수'라 한다. 스페이스X는 이 물량을 한 번에 풀지 않고, 실적 발표와 일정에 맞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푸는 구조를 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에 나오는 주식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뜻이다. 여기에 테슬라라는 변수도 있다. 최근 수정된 상장 서류에 '회사는 향후 거래와 관련해 상당한 규모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는 문장이 추가되자, 시장은 이를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한 신호로 받아들였고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약 5% 하락했다. 두 회사는 이미 지분과 사업으로 얽혀 있어, 테슬라를 가진 투자자에게도 스페이스X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지금의 열기는 기업의 가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규칙이 바뀌며 생겨난 의무 매수라는 수급의 힘이 적지 않게 얹혀 있다. 그렇다면 화제에 휩쓸리기 전에 두 가지 정도는 스스로 헤아려볼 만하다. 내가 가진, 혹은 사려는 지수 펀드가 어떤 지수를 따르기에 스페이스X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담기는지, 그리고 상장 직후의 가격이 회사의 실적을 비추는 것인지 아니면 의무 매수라는 수급을 비추는 것인지다. 연말까지 물량이 조금씩 더 풀린다는 사실도 함께 떠올려 두면 좋다. 어느 쪽이 옳은 답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 글이 정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사상 최대'라는 말의 무게에 눌리기 전에 그 뒤에 가려진 사실부터 차분히 확인하는 일이 먼저라는 점이다.
최종수정: 2026/06/18 09:38:38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