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하반기 전망] 하반기 리스크 관리하며 공격적인 투자 경계
지난해 10월 저점을 형성한 증시는 이후 반등했다. 상반기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난해 12월 중순 형성했던 반등 고점을 최근 경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새로운 상승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마켓워치,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대부분의 주류 파이낸셜 미디어들은 '소프트 랜딩' 전망이 확고해졌다며 이미 낙관하는 분위기다. 경기 회복세가 현저하다는 이유를 들어 경기전망 프레임을 '소프트 랜딩'과 '노 랜딩'여부로 바꿔 버렸다.
▶투자자들의 심리 지형
'베어마켓 랠리'라는 것이 있다. 시장은 직선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는다. 전체적인 상승장에서도 상대적으로 크고 작은 등락 사이클을 반복하며 올라가듯이 하락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베어마켓 랠리'는 전체적인 하락장에서 볼 수 있는 조정 반등국면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이후 진행된 회복장을 '베어마켓 랠리'로 볼 수 있다. 실제 그렇다면 지금은 리스크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축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러나 지금 투자자들은 다시 리스크 파티를 하고 있다.
몇 가지 심리지표들은 지난 2021년~2022년까지 진행된 상승장 막판의 지표 고점을 경신했다. 실제로 시장이 고점을 향해 가고 있던 시기의 심리지표보다 더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지수가 많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지난해 고점 아래다. 이런 현상은 '베어마켓 랠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심리지표들이 나타내는 과잉낙관이 반드시 하락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물론 없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과 리스크 수용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채무시장
최근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신용평가 기관의 등급 결정은 보통 후행지수다. 이미 장기간 문제로 지적되어 온 미국의 재무 악화에 대한 일종의 확인 역할을 해준 셈이다.
지난 39년간 진행된 미국 국채의 상승장은 지난 2020년 3월 9일을 기점으로 마감됐다고 볼 수 있다. 장기 국채의 수익률은 당시 0.69%로 역사적 저점을 찍었다.
이후 국채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자수익률은 4.4%를 넘어섰다. 현재 국채값은 추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수익률도 4.4%대를 넘어설 것이다.
채권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미국 국채는 포트폴리오 이론상에서는 무위험 자산으로 이해된다. 이런 국채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자수익률 상승은 가격하락에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수요가 주는 것은 리스크 자산 수요가 늘어난 탓으로 해석된다. 올 상반기 증시 반등 기조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질 경우다. 이 경우 채권에서 빠진 수요가 반드시 리스크 자산으로 이동한다는 보장은 없다. 채권이 '위험'하면 주식 등 리스크 자산의 위험도는 더 크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도 떨어지고 주식도 떨어지는 동반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이 같이 떨어졌다. 분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분산효과가 그래서 타격을 입었다.
국채값은 지난해 저점 아래로 떨어진 후 다시 반등할 수 있다. 이자수익률도 다시 내려올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려 나타날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채값은 하락-반등-하락의 수순을 타고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연준의 인하 사이클과 반대로 시중이자는 계속 올라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파산이다. 파산 관련 데이터 업체 '에픽 뱅크럽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즈니스 구조조정 파산(챕터 11) 건수가 70% 증가했다.
'베드배스앤비욘드', '로드타운모터스' 등과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등이 잘 알려진 케이스들이지만 이외에도 파산하는 회사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스몰 비즈니스 파산도 55% 급증했다. 우려되는 대목이다.
▶경기 정말 좋은가.
불황을 우려하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한목소리로 미국 경제가 불황을 비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의회와 연준도 최근 더는 불황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4월의 2.8%에서 최근 3%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 역시 소비자물가지수(CPI), 국내총생산(GDP) 등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여전히 양호한 고용시장, 소비지출 등을 들어 불황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노 랜딩' 근거로 들고 있는 경기지표들은 모두 후행지수들이다. 컨퍼런스보드의경기선행지수나 채권 수익률의 역전상태 지속, 은행의 대출기준 강화, M2 통화량 등은 모두 경험적인 불황 수준에 있다. 고용지표도 후행지수이긴 하지만 지난 6월 지표는 12.6% 감소해 불황 직전의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된 신규주문, 소비자 기대지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주택건설 감소 등은 모두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이 선행지수는 현재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6개월간은 경기 위축을 알리는 해당 선행지수의 하강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다. 제조업 지수 역시 경기가 급랭하는 추세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채권 수익률의 역전상태는 현재 더욱 심화해 2000년의 닷컴 버블, 2007년의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벌어진 상태다.
▶이번엔 다른가.
시장은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분석적, 구조적 관점에서도 상승장인가, '베어마켓 랠리'일 뿐인가를 가를 수 있는 지점에 있다. 각종 경기선행지수는 여전히 불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 분위기는 더욱 팽배하다. 눈앞에 제시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부정하며 '이번은 다를 수 있다'를 외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역사적 경험은 사실 이런 환경을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필요한 수준 이상, 수용 가능한 수준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FOMO(fear of missing out)' 감정에 휘둘려 수익률을 좇기보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전략과 장기적인 목표에 기반을 둔 투자가 여전히 강조되어야 하는 시기이다. FOMO는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재미있거나 유익한 일에서 나만 소외됐다는 두려움을 가리킨다.
'베어마켓 랠리'라는 것이 있다. 시장은 직선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는다. 전체적인 상승장에서도 상대적으로 크고 작은 등락 사이클을 반복하며 올라가듯이 하락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베어마켓 랠리'는 전체적인 하락장에서 볼 수 있는 조정 반등국면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이후 진행된 회복장을 '베어마켓 랠리'로 볼 수 있다. 실제 그렇다면 지금은 리스크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축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러나 지금 투자자들은 다시 리스크 파티를 하고 있다.
몇 가지 심리지표들은 지난 2021년~2022년까지 진행된 상승장 막판의 지표 고점을 경신했다. 실제로 시장이 고점을 향해 가고 있던 시기의 심리지표보다 더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지수가 많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지난해 고점 아래다. 이런 현상은 '베어마켓 랠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심리지표들이 나타내는 과잉낙관이 반드시 하락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물론 없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과 리스크 수용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채무시장
최근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신용평가 기관의 등급 결정은 보통 후행지수다. 이미 장기간 문제로 지적되어 온 미국의 재무 악화에 대한 일종의 확인 역할을 해준 셈이다.
지난 39년간 진행된 미국 국채의 상승장은 지난 2020년 3월 9일을 기점으로 마감됐다고 볼 수 있다. 장기 국채의 수익률은 당시 0.69%로 역사적 저점을 찍었다.
이후 국채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자수익률은 4.4%를 넘어섰다. 현재 국채값은 추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수익률도 4.4%대를 넘어설 것이다.
채권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미국 국채는 포트폴리오 이론상에서는 무위험 자산으로 이해된다. 이런 국채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자수익률 상승은 가격하락에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수요가 주는 것은 리스크 자산 수요가 늘어난 탓으로 해석된다. 올 상반기 증시 반등 기조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질 경우다. 이 경우 채권에서 빠진 수요가 반드시 리스크 자산으로 이동한다는 보장은 없다. 채권이 '위험'하면 주식 등 리스크 자산의 위험도는 더 크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도 떨어지고 주식도 떨어지는 동반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이 같이 떨어졌다. 분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분산효과가 그래서 타격을 입었다.
국채값은 지난해 저점 아래로 떨어진 후 다시 반등할 수 있다. 이자수익률도 다시 내려올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려 나타날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채값은 하락-반등-하락의 수순을 타고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연준의 인하 사이클과 반대로 시중이자는 계속 올라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파산이다. 파산 관련 데이터 업체 '에픽 뱅크럽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즈니스 구조조정 파산(챕터 11) 건수가 70% 증가했다.
'베드배스앤비욘드', '로드타운모터스' 등과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등이 잘 알려진 케이스들이지만 이외에도 파산하는 회사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스몰 비즈니스 파산도 55% 급증했다. 우려되는 대목이다.
▶경기 정말 좋은가.
불황을 우려하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한목소리로 미국 경제가 불황을 비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의회와 연준도 최근 더는 불황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4월의 2.8%에서 최근 3%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 역시 소비자물가지수(CPI), 국내총생산(GDP) 등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여전히 양호한 고용시장, 소비지출 등을 들어 불황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노 랜딩' 근거로 들고 있는 경기지표들은 모두 후행지수들이다. 컨퍼런스보드의경기선행지수나 채권 수익률의 역전상태 지속, 은행의 대출기준 강화, M2 통화량 등은 모두 경험적인 불황 수준에 있다. 고용지표도 후행지수이긴 하지만 지난 6월 지표는 12.6% 감소해 불황 직전의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된 신규주문, 소비자 기대지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주택건설 감소 등은 모두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이 선행지수는 현재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6개월간은 경기 위축을 알리는 해당 선행지수의 하강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다. 제조업 지수 역시 경기가 급랭하는 추세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채권 수익률의 역전상태는 현재 더욱 심화해 2000년의 닷컴 버블, 2007년의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벌어진 상태다.
▶이번엔 다른가.
시장은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분석적, 구조적 관점에서도 상승장인가, '베어마켓 랠리'일 뿐인가를 가를 수 있는 지점에 있다. 각종 경기선행지수는 여전히 불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 분위기는 더욱 팽배하다. 눈앞에 제시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부정하며 '이번은 다를 수 있다'를 외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역사적 경험은 사실 이런 환경을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필요한 수준 이상, 수용 가능한 수준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FOMO(fear of missing out)' 감정에 휘둘려 수익률을 좇기보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전략과 장기적인 목표에 기반을 둔 투자가 여전히 강조되어야 하는 시기이다. FOMO는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재미있거나 유익한 일에서 나만 소외됐다는 두려움을 가리킨다.
최종수정: 2023/08/09 08:56:04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