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4 | AI Is Beginning to Understand the Brain
AI가 수학 난제와 과학 연구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면, 다음 질문은 더 흥미롭다. AI는 인간의 뇌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는 이 질문이 더 이상 공상과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AI를 이용해 실제 생물의 뇌를 아주 세밀하게 읽고, 뉴런과 시냅스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디지털 공간에 재구성하는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가 초파리다.
2026년 Google Research와 HHMI Janelia를 포함한 연구진은 수컷 초파리의 뇌와 중추신경계 전체를 연결 수준까지 재구성한 지도를 공개했다. 이 지도에는 약 16만6천 개의 뉴런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얻은 방대한 이미지 조각을 AI로 이어 붙이고, 각각의 뉴런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연결되는지를 추적했다.
이것을 흔히 “초파리의 뇌를 복제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기억이나 의식을 그대로 복제한 것은 아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초파리 뇌의 배선도, 즉 connectome을 디지털로 복원했다는 것이다. 우리 집의 전기 배선을 모두 벽 속까지 뜯어보지 않고도 컴퓨터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만든 것과 비슷하다. 어떤 신경세포가 어떤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고, 정보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큰 변화다.
Why the Fruit Fly Matters
초파리의 뇌는 인간의 뇌에 비하면 매우 작다. 하지만 작은 뇌 안에서도 초파리는 냄새를 구분하고, 위험을 피하고, 먹이를 찾고, 짝을 선택하며, 학습하고 기억한다. 즉, 16만여 개의 뉴런만으로도 상당히 복잡한 행동이 만들어진다. 이제 연구자들은 단순히 “이 뉴런이 저 뉴런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넘어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특정 냄새를 맡았을 때 어떤 신경 회로가 작동하는가. 위험을 감지했을 때 어떤 신호가 움직임으로 이어지는가. 수컷과 암컷의 행동 차이는 뇌의 어떤 연결에서 나타나는가.
실제로 2026년 공개된 수컷 초파리 connectome은 수컷과 암컷의 신경회로 차이를 시냅스 수준에서 비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즉, 인간은 이제 처음으로 하나의 동물 신경계 전체를 상당히 정밀하게 들여다보면서, “행동은 어떻게 뇌의 구조에서 만들어지는가?” 라는 오래된 질문에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From Fruit Fly to Mouse
다음 단계는 쥐다. 여기서부터 난이도는 급격하게 올라간다. 초파리 뇌가 약 16만6천 개의 뉴런 규모라면, 완전한 쥐 뇌는 그보다 대략 천 배 더 큰 규모다. Google Research 역시 전체 쥐 뇌 connectome은 아직 훨씬 어려운 목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전은 상당하다. MICrONS 프로젝트에서는 쥐의 시각피질 약 1㎣ 규모를 초고해상도로 재구성했다. 1㎣라면 얼핏 보면 아주 작은 조직 조각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안에 20만 개가 넘는 세포와 약 5억 개의 시냅스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구조 지도에 더해, 살아 있는 쥐가 영상을 볼 때 약 7만5천 개의 뉴런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측정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차이다. 단순히 뇌의 ‘배선’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배선과 실제 활동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로 지도를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느 시간에 어느 도로에 자동차가 얼마나 다니는지를 같이 보는 것과 비슷하다.
AI Is Helping Map the Brain Faster
문제는 이런 뇌 지도를 만드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전자현미경은 뇌를 극도로 얇은 조각으로 나눠 촬영한다. 그 결과 수백만 장의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이 이미지에서 하나의 뉴런을 찾아내고, 다음 이미지에서 같은 뉴런을 이어 붙이고, 가지가 갈라지는 곳을 추적해야 한다. 사람이 모든 작업을 직접 한다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는 뉴런의 형태를 찾아내고, 서로 이어진 부분을 추정하며,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구조로 바꾼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Google Research는 2026년 ‘MoGen’이라는 AI 모델을 이용해 실제 뉴런과 매우 비슷한 가상의 뉴런 형태를 만들어냈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가들이 실제 뉴런과 AI가 만든 뉴런 조각을 쉽게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들어진 수백만 개의 synthetic neuron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사용했고, 그 결과 쥐 뉴런 재구성 과정의 오류를 4.4% 줄였다. 연구진은 이를 전체 쥐 뇌 규모로 환산하면 약 157 person-years에 해당하는 수작업 검증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순환이 만들어진다. AI가 뇌를 읽는다. AI가 가상의 뉴런을 만든다. 그 가상의 뉴런으로 AI를 다시 학습시킨다. 더 좋아진 AI가 더 복잡한 뇌를 읽는다. AI가 뇌 연구를 가속하면서, 뇌 연구 자체가 다시 AI를 발전시키는 구조다.
Can We Eventually Copy a Human Brain?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나온다. “초파리가 가능하고, 쥐까지 발전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인간의 뇌도 복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론적으로 상상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매우 먼 이야기다. 인간의 뇌에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있고, 하나의 뉴런도 수천 개의 다른 뉴런과 연결될 수 있다. Google Research가 설명하듯 현재의 전체 쥐 뇌조차 완전한 connectome을 만드는 것은 아직 도전적인 목표이고, 인간 뇌는 다시 그보다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다. 뇌의 연결 구조를 모두 안다고 해서 사람의 기억과 의식, 성격까지 그대로 복원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뇌는 단순한 전선망이 아니다. 뉴런의 전기적 활동, 화학물질, 유전자 발현, 호르몬, 학습으로 인한 변화 등 수많은 요소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따라서 현재의 connectome 연구는 “인간의 마음을 복제한다” 기보다는“뇌라는 시스템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정보를 처리하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는 단계에 더 가깝다.
The Brain May Teach AI Something New
그런데 이 연구에서 AI 산업이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AI의 기반인 artificial neural network는 원래 생물학적 뉴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뇌와 현재의 AI는 매우 다르다. 오늘날의 AI는 막대한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사용한다. 반면 인간의 뇌는 약 20와트 정도의 에너지로 시각, 언어, 기억, 운동, 판단을 동시에 처리한다. AI 연구자 입장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뇌의 실제 회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면, 정보를 기억하는 방법, 중요한 정보만 선택하는 방법, 작은 에너지로 복잡한 계산을 하는 방법, 학습한 지식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방법 등에 대한 새로운 원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
그 원리가 다시 차세대 AI 설계에 사용될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순환이 가능해진다. AI → Brain Mapping → Brain Principles → New AI. AI가 뇌를 이해하고, 뇌에서 새로운 계산 원리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이용해 다시 새로운 AI를 만드는 것이다.
What This Means for Business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 변화는 단순한 뇌과학 뉴스로만 볼 필요는 없다. 지금의 AI 발전은 단순히 모델 크기를 키우는 방향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의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구조에서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AI는 기업에서도 단순히 문서 작성이나 업무 자동화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공급망, 고객 행동, 생산공정, 조직의 의사결정처럼 지금까지 너무 복잡해서 사람이 전체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패턴과 원인을 찾아내는 역할까지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AI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뀔 필요가 있다. “어떤 업무를 AI로 줄일 수 있는가?” 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 “AI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를 묻기 시작해야 한다.
AI Is Studying Intelligence Itself
초파리 뇌 전체의 배선도를 만든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쥐의 뇌로 이동하고, 언젠가는 훨씬 더 복잡한 동물의 뇌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지능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인간의 지능으로 AI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인간이 만든 AI가 다시 인간과 동물의 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연구 결과가 다시 더 발전된 AI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순환을 보게 된다.
Human intelligence created artificial intelligence. Artificial intelligence is now studying biological intelligence. And biological intelligence may teach us how to build the next artificial intelligence.
어쩌면 AI 발전의 다음 단계는 더 큰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가장 놀라운 지능 시스템, 바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