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연금 초저금리 지속 땐 수익에서 불리
직접투자 방식 아니어서 상승 때도 수익률 낮아, 변동성을 낮게 만드는 '억제지수' 활용이 유리
은퇴자산 관리를 위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지수형 연금(FIA)은 여러 종류의 인덱스 수익 전략, 옵션을 활용해 안전수익을 추구하게 된다. 시중의 대다수 지수형 연금은 주로 S&P500 지수나 기타 메이저 주가지수와 연동하는 인덱스 수익 전략을 제공한다. 최근 수년 사이는 일반 주가지수보다 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변동성 억제지수(VCI)가 소개되고,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지수형 연금들이 등장했다.
#제로금리와 지수형 연금의 수익환경= 연준은 최근 최소한 2023년까지는 제로금리 시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기존 목표치인 2% 선을 상회하더라도 이를 최대한 용인하겠다는 입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정책 기조인 셈이다. 둘 다 시중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 완화 정책이다. 이를 통해 소비지출과 설비투자를 높이고, 경제회복을 견인하겠다는 계산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초저금리 환경의 지속은 지수형 연금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특히 메이저 주가지수에만 의존하는 전통적 인덱스 수익전략이 고전할 것이다. 때문에 지수형 연금을 통한 자산운용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금리와 지수형 연금의 수익 방정식= 지수형 연금을 활용한 자산운용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실은 투자환경뿐만 아니라 이자환경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수형 연금의 기본 작동 메커니즘을 알 필요가 있다.
지수형 연금에서 S&P500 등 전통적 메이저 주가지수와 연동하는 인덱스 수익전략은 일반적으로 고객에게 지급되는 수익에 일정 수준에서 제한을 두게 된다. 인덱스 수익전략은 일단 내가 선택한 지수의 변동 폭에 따라 받는 수익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는 시장투자와 공통분모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직접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은 전혀 다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지수형 연금은 직접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하락장이 와도 손실이 없다. 대신 증시가 좋아서 지수가 올라간다고 같은 수익률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일부만 받게 된다. 손실이 없는 것에 대한 양보인 셈이다.
시장하락에 따른 손실이 없는 것은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나 여전히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해 ‘이자’ 수익을 결정해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이자상품에 비해선 잠재적 수익성이 분명 더 높다. 지수형 연금은 그래서 주식투자에 비교할 땐 손실 위험이 없고, 이자상품에 비해선 수익성이 더 높을 수 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금융상품이다.
지수형 연금은 고객에게 줄 ‘이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시중 이자를 직접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해당 주가지수의 변동 폭을 반영한다. 그리고 이때 고객이 받아갈 수 있는 이자를 결정하는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아예 상한선을 정하는 ‘캡(cap)’이라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외 ‘파티시페이션(participation)’이라고 부르는 지수의 수익성에 대한 지분 참여율 형태의 제한 방법이 있다.
#저금리 환경이 전통적 인덱스 수익전략에 불리한 이유= 지수형 연금의 이자수익 결정은 시중 이자를 직접 반영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반영한다. 금리가 낮으면 기본적으로 ‘캡’이나 수익성에 대한 지분 참여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고객의 자금으로 채권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시중의 금리환경이 낮으면 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내려가게 된다. 보험사들의 채권 포트폴리오의 수익이 줄어들면 지수형 연금의 수익전략을 위한 옵션 투자자금도 줄어든다. 그만큼 옵션 투자수익도 떨어지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캡이나 기타 수익 제한 장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이 받는 이자수익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최근 수년 사이 시중의 지수형 연금이나 생명보험의 수익 상한선이 계속 하향 조정 흐름을 타는 이유도 바로 이처럼 장기간 지속한 저금리 환경에 따른 것이다.
#시장 변동성과 인덱스 수익전략= 그런데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옵션이 비싸진다. 다른 말로 옵션 투자 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결국 FIA나 IUL과 같은 지수형 금융상품들에는 저금리 환경의 지속과 시장 변동성 고조에 따른 옵션 투자비용의 상승이라는이중의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대안은 변동성 억제지수 활용= 연준이 최소한 2023년까지 이자율 제로금리 정책 기조를 발표한 만큼 초저금리 환경은 향후 최소 3년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 다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캡이나 수익 지분율로 수익성에 제한을 두는 전통적 인덱스 수익전략 대신 변동성 억제지수(VCI)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VCI는 이름 자체가 말해주듯 변동성을 일반 주가지수보다 낮게 가져가는 것이다. 이는 곧 옵션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또 대부분 해당 지수 변동률에서 일정 마진(margin)을 뗀 나머지를 상한선 없이 다 이자수익으로 지급해주거나 수익 지분율이 높은 ‘노 캡(No Cap)’ 전략인 경우가 많다. 지수형 연금이나 생명보험을 활용한다면 현재 갖고 있는 인덱스 수익전략을 검토하고 필요한 만큼 VC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기일 것이다.
최종수정: 2020/09/24 08:41:51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