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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와 상속계획

전문가칼럼

가족관계와 상속계획

한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의 육아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는 건 당연하겠으나, 의외로 2~30대가 애청자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부모의 잘못된 훈육과 교육방법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이 그 방송을 보며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이다.
가족관계와 상속계획
필자는 직업상 가족상담을 많이한다. 상속계획은 재산을 살아생전 혹은 사후에 누구에게 어떻게 남기느냐가 주 골자인데, 이때 가족 구성원 각자의 관계가 상속계획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크게 영향을 끼친다. 나이가 들어도 부모앞에서 자녀는 아이다. 따라서 자녀의 현 사회지위를 떠나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자녀의 모습을 전제로 부모들에게 조언을 한다. 자녀가 유명한 대학의 박식한 교수라 할지라도 결국 부모앞에서는 그냥 "자녀"라는 입장으로 관계풀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부모의 사후 여러 자녀들이 잘 지내게 만드는 것도 부모의 교통정리에서 시작할 때가 많다. 부모에게 잘 해주는 자녀들에게 더 많이 남겨주고 싶다며 효도에 대한 조건을 리빙트러스트에 넣어달라는 부모들도 있다. 허나 리빙트러스트에 적을 수 있는 조건은 누구나봐도 객관적인 조건이어야한다. 자녀가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재산을 주겠다라는 것은 객관적 증명이 되나, 부모에게 잘 해야지 재산을 더 남기겠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즉 자녀에 따라서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의미가 각자 다르기에 지극히 주관적이며 상대적인 기준을 두고 재산분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관적인 조건에 따른 재산 분배는 재산분배를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분배가 되더라도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정자녀에게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고 다른 자녀에게 그 모습을 따라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형이 공부를 잘 한다면 동생 또한 공부를 잘 하길 바라는 부모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허나 동생에게 왜 형처럼 공부를 잘 하지 못하니라고 질타하는 것은 굉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필자가 상담을 한 60대 남성고객이 "난 아직도 죽은 형과 경쟁하고 있다"며 성토를 한 적이 있다. 노모가 죽은 형을 그리워하는 것은 안타깝고 슬프나, 형의 과거행적과 자신의 현재 모습을 비교하는 노모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 후 "큰 아들이 살았더라면" 으로 시작한 노모의 한탄이 여러 이유로 더 안타까웠다.

부모도 각자 다른 개인의 특성을 지니듯 자녀 또한 같은 부모의 자녀라 할지라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비교가 끝날 수 있다. 작은 아들이 큰 아들처럼 잘 한다면 재산을 남기겠다라는 노모 또한 작은 아들과 잘 지내고 싶었으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방법을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육아방송을 보며 위로 받는 어른들이 많은 이유는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함으로써 부모에게 상처받았다면, 부모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다는 걸 파악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 불완전하다. 처음부터 성숙한 모습으로 자녀교육을 하기 힘든 것도 부모도 "부모"의 역활을 처음 해보기 때문이다. 부모의 불완전함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녀가 상처에 덜 흔들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Diplomatic이라는 영어단어가 있다. 한국어 풀이로는 "외교적 수완이 있는" 이다. 부모 또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서 자녀간 조율을 잘 해야한다. 대놓고 차별 혹은 비교를 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음 가는 곳을 더 챙겨주면 된다. 자녀들간의 비교보다는 각 자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에 대한 비교, 기억하자.
최종수정: 2021/08/23 10:18:21AM